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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얻는 것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 한비야 -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예비 신혼부부 추천

by 해 니 2021. 1. 4.

선택이유

내게 한비야 책의 의미

중고등학교 시절 한비야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을 읽으며 세상을 구경했고, 나도 어른이 되면 그녀처럼 배낭여행을 다니고 싶었다. 한비야 특유의 높은 텐션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나도 호기심과 열정 가득한 사람이 되겠노라 다짐했었다. 대학시절 둘레길, 산행을 즐겨했던 이유도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점에서 우연히 <그건 사랑이었네>를 발견하여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잊고 살아갈 때 쯤 한비야 거짓논란을 접했다. 논란 이슈 하나하나를 읽어보지는 않았다. 내가 갖고 있는 좋은 기억을 훼손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애써 외면했다. 그녀의 책이 진실여부는 내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때 내가 얻었던 인사이트, 감정들이 중요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그녀의 책을 접하기 어려웠다. 

 

한비야의 결혼생활에 대한 호기심

영원히 비혼일것 같았던 한비야가 결혼을 했다고? 그것도 놀라운데 그 결혼생활을 책으로 써내다니...! 이 책만큼은 당장 읽어보고 싶었다. 마침 나도 결혼 3년차를 지나면서 결혼의 의미에 대해 정리하고 싶었고 또 조언도 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먼저 한비야가 비혼으로 살 것 같았던 이유는 왜인지 결혼이라는 제도가 그녀의 자유로움을 방해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국내보다 국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 같은 그녀의 결혼생활이라니, 정말 흥미로웠다. 어릴적 동경했던 한비야라는 사람은 어떤 결혼생활을 할 지 궁금했다. 또 왠지 그녀의 책에서 나의 결혼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과일칵테일식의 공동생활, 결혼

나의 결혼생활은

결혼을 하면 마치 모든 것이 통제되고, 내가 갖고있는 것들을 하나씩 버려나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오히려 반발심에 회사에서 절대 흐트러지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결혼 전후가 절대 다르지 않은, 오히려 더 일을 잘 하는 사람이어야만 했다. 왜인지 모르게 나를 지켜내고 싶어서 한동안 더 아득바득 일하고, 친구들과의 약속도 많이 잡았다. 결혼생활 2년이 넘어가면서 안정감을 찾았고 결혼이 꼭 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짝궁과 하루종일 집에 있어도 각자의 일을 하고 싶을 때는 좋은 자리를 찾아 떨어져있다가도, 함께 웃고 떠들고 싶을 때에는 거실에서 만나 시간을 보낸다. 나의 시간을 온전히 즐기면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니, 결국 결혼이란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되고 있다.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검증받고 싶었다. 우리가 지내는 방식이 맞는지, 이렇게 살면 앞으로 더 행복해질지 말이다. 그런 찰나에 한비야 책을 만나게 되었다.

 

한비야의 결혼생활

가까이 하되 너무 가깝지는 않게,
각자의 시간과 공간을 지켜주며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나답게 살고 있다

책 뒷면에 그녀가 생각하고 즐기고 있는 결혼생활이 무엇인지 잘 정리되어있다. 결혼이라는 틀을 씌웠지만 인간은 서로를 구속하는게 불가능하듯 가까이 있지만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비야부부는 1년의 3개월은 한국에서, 3개월은 네덜란드(남편의 나라)에서 6개월은 각자 원하는 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결혼생활의 형태는 아니지만 오히려 개인이 원하는 방식을 취함에 따라 행복함은 더 클 수 있다. 한비야는 나이가 들어서 결혼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것 같았지만, 연령대 관계 없이 이런 스타일의 결혼생활도 서로에게 행복함을 줄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다운 것이 지켜짐과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지 않을까?

 

밑줄긋기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도 그대들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으니.
-칼릴 지브란, <결혼에 대하여> 중에서

책 초반부에 나오는 글귀인데 인쇄해서 붙여놓고 싶다. 상대방의 성격을 그대로 받아들여줄 수도 있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조금은 거리를 두고 지켜봐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는 구절에 정말 많은 공감을 했다. 

 

같이 있는 시간과 혼자 있는 시간을 균형 있게 지키는 것이다. - 23p
혼자 있는 시간 확보! 이건 우리 결혼 생활의 핵심 중 하나다. - 31p
꼭 지켜야 할 두 가지 원칙을 만들었다. '녹색 소파 대화'와 '오전 10시 전 부정적인 얘기 금지'다. - 39p

한비야는 녹색소파에서 남편과 대화하는 시간을 꼭 가진다고 한다. 대화가 많을 수록 갈등이 적어지고, 평화로운 커플생활을 위해 엄청난 시간을 서로에게 투자한다고 한다. 남편과 나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30분 이상 산책을 하려고 한다. 가능하면 휴대폰은 집에 두고 나간다. 집에 같이 살고 있지만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집중해서 대화하기 어렵다. 산책하면서 소화도 시키고 하루 있었던 일, 오늘 생각해본 걸 나누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가끔 출근 준비를 할 때 눈에 거슬리는게 있으면 짜증을 내곤 했는데 꼭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신이지만 10시 전에 부정적인 얘기를 나도 금지해보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이란 건 한번 뱉고 나면 주워 담을 수 없으니 조심해야 하는 법. 독한 말을 해놓고 미안하다고 하고, 상대방은 괜찮다고 해도 주고받은 상처는 어딘가에 남을게 아니야? 조심하고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해! - 84p
당신을 마음 깊이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오래전부터 그래왔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리할 것입니다.
나는 계획쟁이다. (...)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눈에 보이게 적어놓아야 안심이 되고, 전체 그림이 그려지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 오늘의 할 일 목록에서 한 일을 하나하나 지워나갈 때 느끼는 즉각적인 성취감 또한 쏠쏠하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도 안되는 일은 안 되는 거지만 이 덕분에 이만큼이나마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남부럽지 않은 계획쟁이로서 공감되는 말이다. 내가 세운 계획을 실패해서 속상할 때에도 있지만, 머릿속에 항상 계획이 있어야 마음이 편해지고, 미리 준비하는 습관 때문에 이만큼이라도 내가 원했던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블로그에 글쓰기, 운동, 독서, 신문읽기, 자격증공부 등... 하고 싶은게 너무나 많은 내가 조금이라도 진행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다 계획하는 습관이지 않을까. 한비야가 이렇게 정리해줘서 너무 공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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