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찰나같은 찬란한 순간(에세이)3

엄마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타났다 이번 설 연휴 코로나 때문에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 엄마집에는 할아버지가 오시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했다. 설 전에 사놓은 몇가지 밀키트로 보낼참이었다. 엄마는 내가 엄마집에 오지 못하는 것이 못내 서운했는지 전날 통화에서는 밥만 따로 먹고 집으로 오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갑자기 바뀌는 계획에 조금 짜증이났다.(확신의 J...) '엄마는 안 가기로 했는데 왜 또 오라고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안 가겠노라고 단호하게 내뱉었다. 엄마는 설 당일 저녁에 음식을 가져다 주겠다고, 먹을게 없어 걱정이다며 서른 살 넘은 다 큰 딸을 계속 걱정했다. 차가 막힐텐데 괜히 엄마를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엄마의 음식이 특별히 맛있다는 것을 스무살 쯤 알게되었다. 말이 없던 사촌 동생이 엄마가 한.. 2023. 1. 23.
할머니는 TV 속 글자를 따라 읽으셨어 학교를 다녀와서 대낮에 할머니와 TV를 보고 있노라면 할머니는 TV 속 글자를 따라 읽기 바쁘셨다. 큰 글자, 작은 글자 할 거없이 모두 읽어내려가셨다. '할머니는 왜 매일 중얼거리실까' 라고 어린 마음에 궁금했다. 성인이 되고서야 아빠에게 전해 듣기로 할머니는 시골에서 자라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문화센터같은 곳에서 뒤늦게 한글을 배우셨다고 한다. 할머니는 가족들도 모르게 다니셨고 아빠가 알게된 것도 한참 후였다. 할머니는 지금도 휴대전화가 잘 안터지는 시골 장녀로 태어나 '맏딸은 살림밑천인데 무슨 학교냐'며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집안일만 하셨다. 애닳프게도 할머니는 '거름손'이셨고, 빌라 옥상에서 병아리를 닭으로 키울만큼 농사에 능통하셨다. 할머니 집은 3층짜리 작은 연립주택이었는데 내가 5살부터.. 2021. 1. 24.
들어가며 어느날 문득 지금의 내 모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졌다. 세상에 올 때 나를 반겨준 사람들 밥만 잘 먹어도 잘한다고 해 준 사람들 아낌없이 주기만 사람들이 나를 깎고 살을 붙이고 다듬어서 지금까지 만들어온 것은 아닐까. 30년을 살면서 인연을 맺은 소중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그들과의 추억을 잊기 전에 빨리 기록해야지. 올해는 꼭 시작해보리라. 찰나같은 찬란한 순간들, 언젠가 이 글이 책이 될 수 있을까? 2021. 1. 24.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