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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소중한 일상

코로나로 달라진 개인일상 - 재택근무, 홈트, 독서, ASMR, 산책

by 해 니 2021. 1. 10.

하늘

코로나 속에서 또 다른 일상을 찾는다

코로나 이전의 시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점점 잊혀져 간다. 평일 저녁, 주말마다 배드민턴을 치던 시간은 한동안 아쉬움이 가득했는데 이제는 모르고 지나가는 시간들이 되어버린다. 코로나가 발생한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뉴스, 신문에서 사회가 포기한 것들에 대해 많이 다뤘다면 나는 나만의 일상에서 달라진 점을 정리해보려한다. 잃어버린 소중한 일상들이 있었던 반면, 오히려 그 시간들을 채우는 새로운 즐거움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시작되면서 나의 평일, 주말 일상도 많이 달라졌다. 불평불만보다는 대응할 방법을 먼저 모색하라는 말이 떠오르는 나날들이다. 


재택근무하는 직장인의 하루 일과

06:00 ~ 07:00 아침일기, 공부

07:00 ~ 08:30 신문읽기, 운동

08:30 ~ 09:00 씻고 출근 준비

09:30 ~ 18:30        근무      

18:30 ~ 20:00        저녁      

20:00 ~ 21:00        산책      

21:00 ~ 23:00        공부      

 

6개월 째 재택근무

 회사를 입사한지 2주밖에 안되어 재택근무가 시작되었다. 이미 1,2차 면접을 화상으로 본터라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다만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데 재택근무를 하게 되다니 정말 자신이 없었다. 낯선 일, 낯선 사람들 속에서 빨리 적응하고 싶었는데 집에서 메신저만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출근을 어떻게하나 싶을 정도로 재택근무가 익숙해졌다. 출근준비와 이동시간에 소요되는 2시간정도를 아낄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 일찍 일어나던 습관을 이어나가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는데 어느새 기상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었다. 무기력해지고 허겁지겁 일을 시작하는 것이 싫어서, 다시 일어나는 시간을 앞당기고 있는 중이다. 

 재택근무는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사무실과 집으로 공간 분리가 안되다보니, 하던 일에서 영원히 해방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노트북을 열고 회사와 연결되기 때문에 상시 대기중인 상태가 되어가고 있다. 또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기 어려워서 일하면서 얻는 티키타카의 즐거움이 덜하다. 커피 사러 가면서, 엘리베이터에서 잠깐씩 나누는 수다들이 주는 즐거움이 그립다. 

 재미난 것은 최근 회사에서 코로나가 끝난 이후로도 일주일 중 2일은 재택근무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정말 원하던 근무방식이다. 재택근무도 너무 좋고, 출근해서 사람들과 마주하며 일하는 것도 너무 재밌어서 농담삼아 동료들과 얘기했던 근무방식이었다. 일주일에 좋아하는걸 다 누릴 수 있다니 행복하다.

 

 

홈트로 키우는 근력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배드민턴이다. 한창 개인레슨을 받으며 재미도 붙여가고 실력도 늘어갈 때 쯤 끊겨버려서 너무나 아쉽다. 짝궁과 함께 평일 2번은 개인레슨을 받고 2시간 정도 힘든 경기를 뛴다. 양말까지 홀딱 젖어버려서 집에 오면 녹초가된다. 잠들기 전 몸을 풀어주기 위해 요가를 하고, 가끔은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짝궁과 나는 이 일상을 정말 감사히 여겼다. 퇴근하고 함께 운동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다행히 둘다 배드민턴을 좋아해서 너무나 좋고, 같은 취미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매우 즐거웠다. 우리동네 배드민턴은 공공기관이라 일제히 문을 닫아버렸다. 

 날씨가 따뜻한 가을에는 등산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는데, 이제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밖에 나가기 쉽지 않다. 유튜브로 홈트를 찾아보다가 채널 몇군데를 옮겨다니다가 최근에 '빅씨스' 채널에 정착했다. 집에서 하는 운동이다보니 유산소보다는 근력운동 중심으로 하게된다. 몸에 근육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드민턴, 줌바를 통해서는 느끼기 어려운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

www.youtube.com/channel/UCfDkQiPchwM0F2SkHWl5JYQ

 

빅씨스

BIGSIS 빅씨스 언니가 들려주는 운동, 건강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이야기. 두 아이와 🐕의 엄마이자 종종 모델 일도하는 44세 언니예요. 뉴욕 맨하탄에 살고 있고요 삼십대 후반부터 검도에 빠져서

www.youtube.com

 

책 읽고 공부하는 시간들 #ASMR

 사람 만나서 맛있는 것 먹고, 맥주 한잔 기울이며 수다떠는 걸 참 좋아했는데 이제는 만남 자체가 부담이 되어버렸다. 코로나를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특히나 입사한 지 얼마 안된 회사에서 재택근무라는 혜택을 주고 있는데 개인약속으로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일일확진자 100명만 넘어가도 외식하지 않고, 약속도 잡지 않았다. 부득이하게 약속이 있는 날에는 정말 많은 고민 끝에 만나고 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친구들, 친한 부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때가 너무나 그립다. 

 카페도 못가고 하루종일 집에있는 시간들이 많다보니 대부분의 시간은 책 읽는데 쓰고 있다. 마침 회사에서 책 구매비용을 전액 지원해주고 있어서 종이책을 사서 읽는 것에 대해 부담이 많이 줄었다. 평소 읽고 싶은 책과 관심이 없었던 책까지 내 인생에 이렇게 독서를 많이 했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책을 흡수해내고 있다. 책 읽고 공부할 때 음악을 많이 들었었는데 최근에는 ASMR에 빠졌다. 소리바다를 처음 만난 것처럼 ASMR은 신세계이고 또다른 즐거움이다. 특히 해리포터 도서관, 작은아씨들, 라라랜드 관련된 컨텐츠를 많이 듣고 있다. 내가 중고등학생 일 때 ASMR을 알았더라면 공부하는 즐거움이 더 컸을 것 같다.

 책은 회사에서 주는 혜택으로 읽게 되는거라 되도록이면 읽고 짧은 기록들을 담아두려고 한다. 작년에도 좋은 책을 많이 접했는데 읽은 순서와 시간들이 뒤죽박죽인게 아쉬웠다. 올해는 한권 한권 숫자를 세어보려고 한다. 

 사람들을 못 만나서 너무 아쉽지만, 약속이 없는 대신 일상이 단조로워져서 책 읽는 즐거움이 커졌다. 어떤 것을 더 좋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요즘같이 2~3시간 집중해서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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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은 줄어들고 식비가 늘어난다

예전에는 퇴근하면서 보상심리로 네이버 쇼핑을 스크롤했다. 이번주 외출에 입을 옷을 구매하기도 했고, 계절마다 필요한 잇템들을 배송시켰다. 습관처럼 되어있던 소비가 어느새 재택근무로 인해 주춤해졌다. 그 외에도 외출, 여행을 전혀하지 않고 동네에서만 움직이는 생활이 반복되지 쇼핑 의지가 사라졌다. 겨울에 입으려고 장만한 흰색 바지를 3~4번밖에 못입고, 정리해둔 겨울옷은 한바퀴를 다 입지도 않았다. 이런일이 반복되자 매일 방문하던 네이버쇼핑을 전혀 보지 않게 되었다.

 반면에 식비가 엄청나게 늘고있다. 하루 삼시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다보니 평소 소량포장된 것만 구매했던 양파, 대파를 대량으로 비축해두게 된다. 짝궁까지 같이 재택근무를 하고 둘다 약속이 없어서 주말마다 다음주에 먹을 식량들을 구매해둔다. 생활비 예산이 있었는데 2배가 훌쩍 넘도록 써버려서 개인 용돈을 깎기로 결정했다. 반발심은 별로 없었다. 어차피 둘이 먹는게 전부여서 밖에서 먹는 돈을 아껴서 집에서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짝궁과 보내는 24시간

 언제 또 이런 시간들이 오려나 싶을 정도로 짝궁과 24시간 평일 주말 내내 붙어있는다. 각자 방에서 일하다가 점심시간에 만나서 후다닥 점심을 차려 먹고 산책을 나간다. 윗동네로 올라가서 돌아오기까지 20분정도라 점심 후 산책으로 딱이다. 비록 코로나 때문에 둘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갈 곳이 없어서 동네 산책을 하는 것이지만 그 시간이 참 소중하고 감사하다. 평일 대낮에 햇살을 받으며 함께 산책하고, 퇴근후에는 저녁에 술 한잔하고 영화까지 봤는데 9시도 안된 초저녁이다. 붙어있어야 할 때 꼭 붙어있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야할 때 쿨하게 보내주는 이 나날들이 즐겁다. 처음에는 평일, 주말 구분이 안되기도 했지만 이제 모두가 익숙해져갈 때인것 같다.

 

그래도 슬픈건 해외여행을 못 간다는 것,

코로나로 잃는 대신 얻는 것이 많아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일상을 소개했다. 그럼에도 절대 대체될 수 없는 것은 여행이다. 국내여행은 물론 해외여행이 막힐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다음번 여행지를 고르고, 비행기 표를 끊고나면 여행 가기 전 5~6개월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새로운 곳에서 맛있는걸 먹고 예쁜 사진을 가득 담아오는 것이 직장생활의 낙이었다.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겠지만, 해외여행이 시작된다면 터키를 1순위로 정해놓았다. 요즘엔 쉴 때마다 <꽃보다 할배>를 보며 체코도 구경하고 있다. 특히 지리산둘레길도 한번더 가보고 싶다.

젊음이 사라지기 전에 하루 빨리 나서고 싶다. 소중한 일상을 하루빨리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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