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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소중한 일상

LP로 음악 들어보기 -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맥심플랜트 - 직장인주말

by 해 니 2020. 3. 1.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이태원에는 왜

사랑하는 은아와 이태원에서 약속을 잡았다.

오랜만에 단둘이 만나는 약속인만큼 새로운 곳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스산한 날씨였지만 은아를 만나는 건 항상 행복한 일이다. 이태원 부자피자에서 만나 인생 피자를 맛보게 되었다. 예전에 오빠랑 신사동에서 먹어본 적 있었는데, 이렇게 맛있었던가? 루꼴라를 잔뜩 싸먹는 부자피자가 정-말 맛났다.

 

 

맥심플랜트

맥심플랜트

누가봐도 앉을 틈 없어 보이는 카페로 용기 내어 찾아갔다. 슬프게도 코로나 때문에 자리가 많았다. 운 좋게 햇살이 잔뜩 비추는 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에 햇살을 쬐려니 비타민D가 채워지는 느낌이다. 어느새 은아랑은 아무 말하지 않아도 편한 사이가 되었다. 멍하니 앉아있기도 하고 영화, 음악, 일상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것이 평온한 느낌이다. 카페 이름에 맞게 나무도 많았고, 사람이 얼마 없어서인지 여유가 넘쳤다. 커피는 괜히 편안함과 여유를 가져다주는 것 같다. 커피를 많이 마셔본 것은 아니지만 어느새 '산미'가 있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 정도까지는 알게 되었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현대카드를 3년째 쓰면서도 처음 방문했다. 와봐야지 생각은 많이 했는데 왠지 멋진 사람들이 오는 곳 같아 망설여졌었다. 내 지인 중 제일 멋지다고 생각한 은아와 드디어 찾아갔다. 현대카드 소유자를 확인하고 대기표를 주면 20분 정도 대기시간이 있다. 홀에서 대기하는데 눕는 쿠션으로 되어있다. 처음엔 어색하게 앉아있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누웠는데 웬걸, 너무나 편했다. 누가 여기에 눕는 소파를 놓는다고 생각했을까, 아이디어가 참 멋지다. 이태원 한복판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최근에 기생충 영화를 봐서인지, 최우식이 박사장 네 마당에서 햇빛 아래에 누워있는 씬이 떠올랐다.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LP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은 30분

앨범을 검색해볼 수 있고, 교보문고처럼 위치를 확인해서 찾아오면 된다. 미리 LP로 들어보고 싶은 음악을 찾아오는 게 좋다. 1곡 단위로 듣는 것에 익숙해진 요즘, 듣고 싶은 '앨범'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LP 앨범은 3장까지 선택할 수 있다. 평일에는 제한이 없다고 하니 여기는 평일에 꼭 와봐야 하는 곳이다. 

 

 

LP RADIOHEAD CREEP

#라라 랜드 #Creep - Radiohead #Sam smith - In the loney hour 

예전부터 LP판으로 Creep을 꼭 들어보고 싶었는데, LP판에 음악 시작 시점을 잘 못 잡아서 중간부터만 반복해서 들었다. 앨범에 creep 말고 아는 노래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라라 랜드는 앨범 그 자체로 눈 감고 듣기 좋았다. 좁은 공간이었고 편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왠지 모든 게 낭만적이다. Sam smith 노래는 어쩜 그리 좋은지... 생각보다 30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LP판으로 듣는 음악의 차이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좋은 이어폰으로 음악에 집중해본 게 언제인지... 새삼 좋다. '울림의 시간, 영감의 공간'이라는 뮤직 라이브러리의 철학이 잘 배어있더라.

 

현대카드 스토리지

 

현대카드 스토리지

LP판을 수집하는 사람이라면 여긴 뮤지엄 같은 곳이겠다. 조용필 시대부터 최신 음악까지 모든 앨범이 모여있다. 예전에는 테이프를 사러, 피아노 악보를 사러 이런 곳을 자주 왔었다. MP3를 들으면서 이런 곳을 만나기 쉽지 않았다. 차트가 아닌 실제 앨범들이 진열되어있는 것을 보니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god 음악은 CD로 들었던 세대로써 사진 한 장 안남길 수 없었지. 앨범을 한 장 한 장 뒤적거리며 고르고, 원하는 트랙을 찾아보고 집중해서 들어보는 것까지 음악을 듣는 것에 포함되어있는 것 아니었을까. 검색해서 음악을 바로 찾아버리고 그 곡을 재생하는데 5초도 안 걸리는 요즘. 오랜만에 잊었던 감성을 찾아본다.

 

 

 

 

이태원에서 잘 걸어와보지 않았던 한강진역 근처에서 따뜻한 주말을 보냈다.

새로운 장소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좋았고, 다음번에 꼭 한번 다시 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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