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엄빠랑 이탈리아 여행

[이탈리아 로마D+2] 로마 첫 날 보내는 방법-시내투어(유로자전거나라)

by 해 니 2019. 10. 19.

로마 첫 날 시내투어부터 선택한 이유

이탈리아 로마

부모님과의 여행 계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체력안배'와 '감정흐름'이었다.

특히 첫 날은 장시간 비행 피로감이 남아있으니 무리하게 걷지 않을 것, 로마의 분위기를 느낄 것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모르고 보는 것과 알고 느끼는 것이 다르기에 개인적으로 움직이기보단, 시내투어를 선택했다. 2년 전 신혼여행 때의 경험을 살렸다. 당시 뒤늦게 로마 문화에 대해 가이드에게 설명을 들었는데, 그제서야 도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들면 왜 파스타 면이 쌀알같이 딱딱한지, 말 할 때 손동작이 많은 문화, 로마 시민이 유적지를 지키는 노력 등 더 깊이 빠져들었다. 유럽이 처음인 엄마아빠가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여행을 시작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었다.

 

 

유로자전거나라 로마버스전용투어

 

유로자전거나라에는 로마 시내를 둘러 볼 수 있는 '버스투어' '워킹투어' 2개가 있었다. 마지막 날 로마에서 하루를 비워둔 상태이기에 외곽으로 나갈 수 있는 '버스투어'를 신청했다. 엄빠와 아침을 든든히 먹고 만남장소로 갔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도시인 로마를 엄빠에게 드디어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설레었다.

로마수도교

로마수도교로 버스를 타고 가는 길, 엄마는 '영화에서 봤던 거리들이 다 있네' 라는 짧은 한마디만 남긴 채 거리 구경에 집중했다. 유로자전거나라 가이드 황태훈 님의 설명을 들었다. 황태훈 님은 멋진 단발머리 신사였고,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로 설명해주셨다. 아빠는 점잖은 가이드분의 설명을 아주 만족해하셨다. 

 

로마수도교는 푸릇푸릇한 넓은 들판 가운데 있었다. 수도교 외에는 일반 공원이라 30-40분 정도 짧게 산책하다가 다시 버스에 올랐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사진을 어떻게 찍어도 멋지게 나왔다. 동생에게 셀카봉을 준비해달라고 했는데, 삼각대까지 있는 고급 셀카봉을 준비해주는 바람에 제대로 사용하진 못했다. 유럽에서 삼각대를 두고 촬영할일이 거의 없어서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바오로 성당

카타콤베는 가이드없이 개인이 입장할 수 없는 곳이라 더 의미있었다. 지하 몇 개층을 내려가서 보았는데 2세기, 4세기 시절의 무덤 속에 있다니 기분이 묘했다. 바오로 성당에 도착했다. 로마 수도교와 카타콤베는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고 터프한 느낌이라 아빠 취향이었다. 바오로 성당은 입구부터 아름다웠고, 내부는 직사각형의 모양에 엄마가 정말 좋아했다. 나는 속으로 다음날 구경할 바티칸 성당을 숨겨놓은채 즐거워했다. 신부님이 촬영해주신 가족사진은 더 의미있었다.

로마 포로로마노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신혼여행 때 너무 피곤해서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를 밖에서 대충 구경했었다. 콜로세움은 실제 구글이미지와 너무 닮아있기도 했고, 아무 설명을 모르니 큰 감흥이 없었다. 2년 후 다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콜로세움을 한 곳, 한 곳 집중에서 볼 수 있었다. 콜로세움 밖에서 설명을 듣는데 아빠는 문화충격을 받았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아빠는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엄마랑 나는 가이드분의 설명보단 사진촬영에 더욱 집중했다. (ㅋㅋㅋ)

콜로세움 VR

다른 외국 투어팀은 VR로 설명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콜로세움 안 쪽을 같이 보는 것 같았는데, 왠지 10년 후에는 모든 회사에서 사용하지 않을까?^^

 

엄마의 느낌있는 느낌적인 프사 남기기

로마에서의 첫 점심은 가이드분이 추천해주신 <Osteria Angelino dal 1899> 에서 했다. 서빙해주는 아저씨가 친절했고, 음식도 나쁘지 않았다. 엄마아빠는 워낙 파스타, 피자를 좋아해서 음식에 대한 큰 걱정은 없었다. 고기, 피자, 파스타를 골고루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나보나광장 앞에서

엄마는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했다. 골목골목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녔다. 엄마는 친구들이 유럽 골목에서 사진 찍어놓은 것 보면서 부러웠단다. 다들 거기가 얼마나 예쁘길래 이렇게 프사로 해놓지 했는데, 정말 이쁘다며 신나했다. 골목에서 다음 골목을 넘어가지 못할 정도였다. 친구들의 사진을 보면서 부러워했을 엄마가 짠했지만, 이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행복했다. 

 

어떻게하면 젤라또 인증샷을 남기죠?

로마 스페인광장

판테온을 보러 갔다가 퇴장시간이 될 쯤 놀래서 급히 들어갔었다. 저녁 9시쯤 보게된 판테온은 영험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엄빠랑 낮에 간 판테온은 사람이 엄청 많아서 정신없이 구경하고 나왔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나는 빨리 젤라또를 먹고싶었다. 올드브릿지 젤라또를 먹는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엄마랑 달려가서 줄을 서있는데 안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에서 봤던 그 장면이었다! (ㄷㄷㄷ) 줄을 서있지만 내 순서는 절대 알 수 없었다. 결제한 영수증을 들고 내 차례가되면 구구단을 외우듯 자연스럽고 아주 빠르게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야 했다.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내 차례가 되자 점원이 나를 못볼세라 영수증을 흔들면서 정신없이 메뉴를 다다닥 말했다. 자리에 앉으면 자릿세가 있어서 가게 안에서 서서 먹었다. 나가서 먹으려하니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흘리는게 많았다. 젤라또랑 예쁘게 인증샷 남기고 싶었는데 절대 불.가했다. 엄빠는 젤라또 맛도 모르고 먹었다며 아쉬워했다. 역시 인스타세계와 현실은 달랐던 것인가.

 

 

콜로세움 야경과 함께한 보나세라

콜로세움 야경

스페인 광장에서 가이드와 헤어졌다. 순간 가이드 바통을 이어받는 바람에 너무 긴장됐다. (왜이렇게 투어가 일찍 끝난거져? 어디가여 가이드님 가지마여ㅠㅠ) 엄빠가 가장 기대한 스페인광장을 가봤다. 엄마의 최애픽 오드리햅번이 로마의휴일에서 젤라또를 먹은 그 곳. 오드리햅번처럼 사진을 찍고 다음 갈 곳을 생각해야해서, 엄빠를 우선 자리에 앉혔다. 유럽is뭔들. 사람 구경도 구경이니 재밌었다.

 

콜로세움까지 걸어서 30분정도 걸렸는데 걸어가보기로 했다. 쇼핑거리를 구경하면서 걸어가는데, 나는 길치였던 것이다. 방향을 보고 큰 길로 다녀야 하는데 나는 지름길로 안내해주는 구글 지도만 쳐다봤다. 생각보다 오래 걸어야했고 걷는 시간이 조금은 지루했다. 대중교통 대신 걸어서 움직이는 나의 나쁜 습관은 한국에만 있어야 했다. 중간에 버스를 타기에도 애매해서 겨우겨우 콜로세움까지 도착했다. 체력 아끼려고 버스투어했는데, 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도루묵이 되어버렸다. 빨리 저녁을 먹어야했다. 콜로세움 앞에 누가봐도 관광지앞 레스토랑이 즐비해있었다. 안다. 현지인들은 여기서 먹는 우리를 비웃겠지? 그렇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저녁 먹을 장소를 알아볼 시간도, 기운도 없었다. 관광객 오라고 열어둔 레스토랑을 우리가 안가면 누가가겠어? 얼른 자리를 잡았다. 

 

콜로세움 앞 레스토랑은 기대 이상이었다. 바로 옆에는 콜로세움 야경이 펼쳐졌고, 길거리에서 먹는 식사는 더 유럽유럽했다. 엄마는 피곤했는지 잠깐 졸았고 아빠와 신나게 오늘 본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게 우리 하루는 마무리되었다.

 

 

 

※ 유로자전거나라 로마전용버스투어 >

https://eurobike.kr/tour/tour_010100-view.html?country=이탈리아&city=로마&gotopage=1&no=162

 

728x90
반응형

댓글